Escape from Duckov 후기
Escape from Duckov를 플레이하며 느낀 개인적인 견해
최근에 굉장히 유행한 Escape from Duckov를 플레이하며 느낀점과 포인트들을 좀 정리해보려고 글을 써봅니다. 원래 이러한 내용을 자주 쓰고싶었고, 올해 Expedition 33(33원정대)도 마찬가지로 글을 쓰려했지만 너무 이것저것 바쁘다보니 스킵하게 되었습니다. (디테일한 부분에 감동을 먹었던 포인트들을 다 까먹어서..)
우선 Escape from Duckov. 당연하게도 Escape from Tarkov를 캐주얼화 하여 모방한 게임입니다. 쿼터뷰 형식으로 가시성을 더욱 올리는 대신 플레이어의 시야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제어하여 쿼터뷰임에도 눈에 보이는 모든 환경이 전부가 아닌 느낌을 주고있습니다.
이 게임을 하면서 제일 먼저 ZERO Sievert가 떠올랐는데, 다양한 관점에서의 견해를 밑에서 정리하겠습니다. ZERO Sievert(제로시버트), Escape from Duckov(덕코프), Escape from Tarkov(타르코프)로 이제부터 편하게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앞서
제로시버트와 덕코프는 타르코프에서 좀 더 캐주얼한 게임을 지향한 게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이 둘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건 얼마나 타르코프에 있는 디테일한 요소를 챙겨갈것인지, 어디까지 캐주얼하게 갈것인지 이 부분이 굉장히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된 시스템적인 설계와 레벨디자인에 대한 UX 설계에 대해서 하나씩 다뤄보겠습니다.
시스템
인벤토리
우선 타르코프, 제로시버트, 덕코프의 인벤토리는 순서대로 아래 와 같습니다.



가장 크게 확연하게 보이는건 덕코프는 그리드 인벤토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익스트랙션 슈터게임에서 제일 좋아하는 요소지만 덕코프는 인벤토리 시스템조차 가장 단순한 일반적인 인벤토리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총기개조



총기개조는 더더욱 차이가 극명합니다. 타르코프와 제로시버트는 총기 모딩에 따라 총기의 외형도 바뀌며 실제 총기의 파츠와 거의 매칭되는 수준으로 리얼리티를 챙겼습니다만 그만큼 유저들이 학습하는데에 있어서 어느정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덕코프는 해당 요소를 최대한 축소하고 부품또한 어려운 이름을 사용하지않고 레이저 - 조준 과 같이 단순한 이름을 차용하여 학습곡선을 낮췄습니다.
탄약



탄약도 굉장히 단순화를 많이했습니다. 타르코프와 제로시버트는 총기개조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요소에 관심이 없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진입장벽을 만듭니다. 덕코프는 단순하게 철갑 , 고급 철갑 과 같이 최대한 단순화한 탄약별로 등급을 명확히 분리하여 유저가 크게 배워야할 요소가 없습니다.
PvE
굉장히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유저간 PvP 요소를 제공하지 않기때문에 핵 유저에 대한 스트레스나 순수하게 PvP에 대한 다양한 스트레스 요소들(핑 차이 등등)을 겪을 필요가 없습니다.
레벨디자인
게임에 대한 적응
덕코프는 타르코프, 제로시버트와 차별점이 있다면 캐릭터의 스폰위치입니다. 보통 익스트랙션 장르는 랜덤스폰이 기본이고 유저가 맵에 대해서 기본지식이 쌓이기 전까지는 플레이하는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르코프가 특히 별도로 미니맵이나 현 위치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맵을 익히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저는 아직도 커스텀이랑 인터체인지밖에 맵을 모릅니다.)
재밌는점은 덕코프 또한 랜덤스폰 기능을 비콘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초반부는 고정된 위치에서 시작하고 시작한 위치에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고정스폰, 고정탈출구 방식으로 첫 스테이지를 진행합니다. 이는 유저가 맵을 의식적으로 외우려고 하지않아도 같은 위치에서 반복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맵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탈출구 또한 계속해서 같은 위치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거나 돌아가고 싶을때 크게 부담감을 가지지않고 활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크게 도움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고정적인 스폰위치에서 나갈때마다 기본적인 물자를 배치하는게 어느정도의 효과도 있을것 같습니다.
난이도
익스트랙션 장르를 입문하는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아무래도 사망시 아이템을 전부 잃는다는것입니다. 장르에 익숙한 유저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마인크래프트조차 죽었을때 아이템을 잃는것에 대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마인크래프트는 사망한 위치에 빨리 복귀하면 어느정도 수복이 가능하지만 익스트랙션 장르는 그 조차 없으니 더더욱 불합리함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덕코프는 앞서 말했듯이 익스트랙션을 즐겨하는 하드코어한 유저들을 위한 극한 모드와 가볍게 즐기면서 약간의 어려움을 느끼고자 하는 캐주얼층을 지원하는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더 폭넓은층이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선형적인 성장 디자인
성장은 사실 셋 다 있는 요소지만 덕코프는 좀 더 캐릭터의 기본적인 스텟이 성장합니다. 최대체력, 방어구, 헤드샷 데미지 등 기본적인 수치를 증가시키고 성장함에 따라서 같은 지역을 파밍하더라도 더 쉽고 빠르게 파밍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자연스러운 학습 (벽파괴)

위 이미지와 같이 처음 게임에 입문했을때 맵에 그려진 벽으로 막혀있는 지구본 모양의 아이콘에 대해서 유저가 궁금증을 느낄때 벽을 부수는법에 대해서 별도로 설명없이(퀘스트에서 직접적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유저가 벽을 어떻게 부수는지에 대한 학습을 시켜주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학습 방법(저는 하프라이프 레벨디자인이라고 부르는 편입니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쉬운점
업그레이드의 폭풍파밍
특정 업그레이드 시기가 다가오면 무조건적으로 폭풍시간에 나가서 파밍을 해야하는 시기가 찾아오는데 재료를 파밍하는 기본 몬스터가 굉장히 불쾌한 편입니다. 화염에 약하다는 정보는 농장마을에서 드래곤샷건을 파밍하는 퀘스트가 나오기전까지는 직접적으로 알수가 없고, 한대맞으면 한번 굴러버리는 특징과 꽤나 아픈 데미지때문에 꽤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폭풍지역
전체적으로 너무 재밌게 즐겼지만 랩 이후에 폭풍지역에서 4기사와 코코코코를 잡는요소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크게 재미를 느끼기도 어려웠고 특히나 위에 설명했던 몬스터가 3~4마리 몰려있을때 아무리 장비를 맞춰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게 아쉬웠습니다. 특히 폭풍지역에서 지하로 내려갔다가 올라올때 지하에서 기지로 복귀할 방법이 없기때문에 여러마리의 몬스터에게 몰렸을때 맵을 이동한다고 해서 크게 회피할 방법도 없는게 아쉽게 느껴집니다.
마치며
최근에 33원정대 이후로 게임을 거의 못하고 있었던 상황인데 덕코프는 너무 재밌어서 극한 난이도로 모든 엔딩을 보기까지 70시간이나 걸렸지만 이렇게 단기간내에 많이 플레이한 게임은 정말 오랜만인것 같습니다.